베트남의 눈물

고액의 수입을 위해선 목숨을 담보해야 하는 그랍택시 운전자들

김종열 기자 | 기사입력 2019/10/21 [19:26]

베트남의 눈물

고액의 수입을 위해선 목숨을 담보해야 하는 그랍택시 운전자들

김종열 기자 | 입력 : 2019/10/21 [19:26]

하노이에서 살고 있는 뚜벅이족 (차가 없어 걸어 다니는 사람들) 은 교통수단으로 녹색제복의 그랍’ (Grab)을 종종 이용한다. 그러나 필자는 전화기에 앱을 깔아놓지 않아 남들처럼 세련되게 인터넷으로 콜 하지 못하고 도로에서 히치하이킹 하듯이 손을 들어 오토바이택시를 잡으면 대부분 녹색제복이 와서 선다. 그런데 그랍운전자로서는 사납금을 안내도 되어 요런 승객이 더 꼬시다는 소문이다. 한번은 주차하고 있는 녹색제복이 보여 타러 갔더니 옷을 벗고 있다가 영업을 끝내고 퇴근하려는 중이니 다른 오토바이를 잡으라고 정중하게 거절한다. 녹색제복을 입으면 출근한 것이요 벗으면 퇴근이다. 전에는 오토바이택시들도 영업구역이 있어서 타지의 운전자가 감히 그 지역구에서는 손님을 태우지 못했지만 그랍이 등장한 이후로 그런 밀약이 깨지고 모든 오토바이택시가 전국구가 되었다.

 

O2O (Online to Offline) 모바일 플랫폼인 그랍은 싱가포르인 밍마 (Ming Maa) 회장이 경영을 맡은 기업으로 비엣 남에서 소유하고 있는 것은 시스템과 앱, 두 가지뿐이고 차량 한 대 없이 모두가 지입차량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4년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이 우후죽순으로 성장하여 2018년에는 기존에 있던 경쟁기업 우버 (Uber) 를 잡아먹고 현재 비엣 남시장의 73%를 점유하고 있고, 175,000명의 운전자가 가입하여 15%의 콜 서비스 수입으로 동남아시아의 선도적인 기업이 되었다. 즉 회사는 인터넷으로 신청된 운임에 한해서 수입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5분 이상 기다리게 한 승객에게 별도의 대기료를 부과하는 제도도 만들어 추가 수입도 예상된다. 올 초에는 식료품 배달 서비스인 Grab Fresh하노이등 대도시에서 시작하였고, 버스로까지 영역을 넓히려고 시험 운행하는 등, 수퍼앱으로 진화하기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전업도 가능하고 부업도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겠다. 일반적으로 이른 아침과 밤은 수요가 많아 이때를 택해서 운전하면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대략 오후 11시까지 승객을 태우다가 자정 가까이 집으로 돌아가면 하루에 운전만으로 40’ (2만원) 까지 벌 수 있다. 이 소득은 육체노동자의 평균월급이 490’ (24만원) 인 나라에서 하루밤 벌이로는 큰 액수이고, 가족을 부양해야 할 가장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이다.

 

  © grab taxi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이때가 범죄자들로부터 집중공략을 받는 시간대가 되어버렸다. 범인들은 주로 ​​값 비싼 오토바이를 모는 젊고 경험이 없는 그랍운전자를 대상으로 노리고 심야에 승객으로 가장하여 외곽 지역으로 빠져나가서 오줌 누겠다는 이유로 오토바이를 멈춰 세우고는 오토바이와 현금을 강탈하고 운전자를 살해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범행을 혼자 저지르는 경우도 있지만 오줌 누고 담배 피우는 동안 제3의 인물 혹은 인물들이 나타나 공범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있다.

 

운전자들로서는 방법이 없어 오후 8시 이후에는 승객의 호출을 전달하는 앱을 끄고 귀가한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지만 안전이 우선이기에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듣지 않는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런 경우에 대처하기 위해 무술을 단련한다거나 전기충격기를 준비한다고는 하지만 맘먹고 순간에 돌변하여 달려드는 놈들에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다고 오토바이에 버스처럼 가림막을 설치할 수도 없고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까?

 

출처 인용 : 하노이에서 신형순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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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형순 2019/10/22 [11:07] 수정 | 삭제
  • 오토바이가 아니라 진짜 택시가 올라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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