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숭이 임금님

김종열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7/19 [07:11]

벌거숭이 임금님

김종열 발행인 | 입력 : 2019/07/19 [07:11]

우석제 시장은 1심선고에서 벌금 200만원형을 받았다. 작년 시장선거 등록시 재산신고에 개인부채사실을 누락하여 성공한 축산인으로 보이려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우시장은 선거사무장의 아들의 실수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도농도시로서의 안성 축산인의 자부심을 안성시에 바치려 했던 그의 열정에 기대한 시민들도 많다. 그러나 시장취임 1년도 채 안되어 불편한 사안에 발목잡혀 있지만 매일 분주한 그의 행보는 안성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프닝으로 끝나기를 바라는 주위의 이해와 기대도 많지만 항소심선고가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괸심이 모아지고 있다.

 

필자도 젊은 신입사원시절, 군대 자대근무 동기인 위재현으로부터 내가 신성일같은 인상이라며 광화문에서 닭곰탕을 수차례 산적이 있다. 그때부터 나는 나 자신이 신성일의 분신이라는 착시현상에 빠져 닭곰탕을 애호메뉴로 정하며 한때 인생이 즐거운 때가 있었다.

 

안데르센(덴마크식 실제 발음은 아네르센이다)의 벌거숭이 임금님.

그는 1806년에 덴마크에서 태어나 70세로 세상을 떠났다. 우리에게는 벌거숭이 임금님으로 잘 알려진 동화를 썼는데 옷으로 사치에 빠진 임금님이 소재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로 들어가 보자.

 

옛날 어떤 나라에 사기꾼 둘이 찾아온다임금이 새 옷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라는 소문을 듣고는 일을 꾸며 한탕하려는 대박 속셈이었다. 옷의 빛깔이며 무늬가 세상의 어느 옷에도 비길 수 없을 만큼 아름답지만, 무자격자나 바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임금의 혼을 빼 놓는다.

사기꾼들이 퍼뜨린 소문에 넘어가 욕심이 생기면서 많은 돈을 주고는 사기꾼들에게 옷을 지으라고 명한다. 사기꾼들은 돈을 받아 챙긴 뒤 빈 베틀 앞에 앉아 열심히 옷감 짜는 시늉을 한다.

하루 빨리 그 신기한 옷을 입고 싶어 안달이 난 임금은 신하에게 옷을 잘 만들고 있는지 언제 완성되는지 보고 오라고 명한다. 신하는 베틀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작업장의 모습을 보고는 가슴이 덜컥하지만 자신이 부적격자라는 수치를 드러내기 싫어 정말 아름다운 옷이라고 칭송한다. 두 번째 신하도 같은 보고를 한다.

마침내 임금까지도 옷 만드는 곳에 가서 사기꾼들의 거짓 작업장면에 스스로 감탄하며 희대의 사기극에 동참하게 된다. 신기한 옷에 대한 소문으로 이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드디어 완성된 그 신기한 옷을 차려입고 행차에 나선다. 사람들의 입에서 한결같이 그 멋진 옷에 대한 칭송이 터져 나온다. 누구하나 예외없이 박수치며 환호를 하는데, 어린아이 하나가 임금님은 벌거숭이잖아하자 사방에서 사람들이 서서히 임금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쑥덕거리기 시작한다.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우스꽝스러운 사기극이지만, 아무 일 없는 듯 행차는 계속된다.

 

이 안데르센 동화집의 벌거숭이 임금님의 이야기는 옛날에 쓰였던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최근의 현실에 더 두드러지게 재현되고 있었던 것이다. 현실의 비뚤어진 시대상에 대한 우화적인 풍자와 사기에 놀아난 후대의 지도자들에게 줄 교훈을 안데르센은 이미 동화로 썼던 것이다.

 

동방견문록에서 영감을 받아 이미 200년전 고인이 된 쿠빌라이 칸을 만나고 싶어했던 이탈리아인 콜럼부스(스페인 태생)는 향료, 후추와 보석을 찾아 인도로 가겠다며 유럽의 왕들에게 지원요청을 하였으나 모두 거절한다. 그러나 말릴 수 없는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은 그의 꿈을 믿고 받아들여 배와 인력을 후원한다. 스페인 포르투갈을 점령하는데 큰 기여가 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그때 콜럼부스가 타고 나간 배 선명이 "산타마리아"이고, 중남미 현재의 바하마제도의 과나하니라는 미지의 섬에 도달하여 이섬을 San Salvador(구세주의 섬)라 칭하고 이어 지금의 Haiti에 들어가 그 섬을 인도라 생각하고 그곳 주민을 Indian이라 불렀다. 그 당시 중국과 더불어 인도는 매우 기름지고, 엄청난 양의 값진 물품과 금들이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항로를 잘못잡아 콜럼부스가 개척한 곳은 중남미지역이었는데 거기서 미국 서부지역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는 이를 인도라고 착각한 것이다. 자신이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인도를 발견했고, 어느 정도 지위와 부를 누렸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신대륙에서 얻은 것은 담배와 매독이었고 결국 매독으로 죽었다.

 

이외에도 왕, 대통령을 둘러싼 인물들의 공식 비공식 스토리는 무궁무진하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칠삭둥이 한명회는 38세가 되어서야 경덕궁직으로 비로소 관직의 문턱을 밟는다. 수양대군의 책사로 계유정란을 주도하여 공을세운 그는 세조이후 성종까지 4명의 왕을 모신 희대의 그림자 책사역을 맏아 몇 대에 걸쳐 그
권력을 끈을 놓지 않았다
. 그는 관직 말년에 한강변에 정자를 지어 그곳에서 유유자적 하였었는데 그것이 바로 서울 강남의 압구정이다. 명나라 사신을 자신이 지은 압구정 정자에서 맞겠다고 하자 성종과 신하들의 진노를 사 관직을 물러나게 된다. 그의 아우 한명진의 후손이 萬海 한용운이다.

 

강력한 지도자에게는 사기꾼들이 발 들일 틈이 없지만, 더 강력한 지도자는 스스로가 옷을 만들고 그 모습을 보이고 싶어한다. 대한민국 독립이래 강력한 대통령을 꼽는다면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그 다음으로는 누구를 지목할까? MB또한 지독한 자기 치장으로 자신만의 대통령으로 치부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스스로 자유와 정의를 부르짖던 노무현 대통령은 작은 스캔들의 부끄러움에 몸을 던졌다. 주위의 꾼들에게 기회를 준 다른 대통령들은 국민들에게 무엇을 보이려 했을까?

 

국회의원, 대통령을 향해 뛰려는 움직임은 벌써 태동되고 있는 듯 하다. 벌거숭이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는 신념이 필요한 주자들에게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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